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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서평

소설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드라마 원작소설

by young@ 2020. 12. 18.

소설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동명의 드라마가 방영되었었죠? 박민영과 서강준이 두 주인공이었고요. 채널 돌리면서 잠깐 몇 컷을 보기는 했지만 드라마를 보지는 않았습니다.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라는 문구가 마음에 들더라고요. 그러던 중 도서관에서 발견하고 빌렸었습니다. 처음 조금 읽다가 그대로 방치한 시간들이 있었어요. 반납해는 기간이 되어 딸에게 함께 반납을 부탁했는데 딸이 읽고 싶었는지 연장해서 빌려와서 이틀 만에 다 읽더라고요. 처음엔 조금 지루한데 재미있다면서 엄마도 꼭 읽어보라고 하더라고요. 그럼 읽겠다고 하고 계속 방치하다 오늘 시간을 내서 다 읽었습니다. 

책에 한 번 빠지면 끝을 보는 성격이긴 한데 제가 읽은 초반 부분까지 무척 잔잔해서 흡입력이 부족했었나 봐요.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등장 인물

 

목혜원: 서울에서 입시학원 미술강사로 생활하다 회의를 느껴 이모가 운영하는 호두하우스 펜션으로 돌아와 지내기로 합니다. 아빠에게 맞던 엄마, 그 아빠를 차로 치어 죽게 만든 엄마에 대한 기억으로 상처가 있고 버려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상처 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여자 주인공

 

임은섭: 남몰래 혜원을 짝사랑하던 고등학교 동창, 현재 굿나잇책방을 운영하며 큰아버지의 썰매장 일도 도와주는 남자 주인공. "겨울이 좋은 이유는 그저 한 가지 내 창을 가리던 나뭇잎들이 떨어져 건너편 당신의 창이 보인다는 것" 산골 오두막에서 아버지의 죽음 이후 아버지 친구의 조카로 구김없이 살아가지만 아픔과 슬픔을 간직한 인물

 

이장우: 고등학교 학생회장 출신의 현재 공무원. 혜원과 은섭의 오작교 역할, 혜원과 보영의 화해에 큰 역할을 하는 인물

 

심명여: 혜원의 이모로 혜원 아빠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과 책임감 등에 혜원의 보호자 역할을 자처하는 인물. 그 날의 진실을 결국 털어놓으며 짐을 더는 인물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내용 중 인상깊었던 문구 대화들

 

28페이지

"들판에  저 마시멜로들 말야. 짚 발효시키는 통. 그거 진짜 이름 알아?"

"너 삼 년 전에도 똑같은 질문했는데."

"곤포. 사일리지라고도 부르고."

"내년 겨울에 또 물어봐. 다시 말해줄게. 잘 자라."

 

그러고 보니 마시멜로의 꽃말은 '무관심' 또는 '기억 못 함' 정도가 되겠군.


"참, 그 낱말이 뭔지 혹시 알아? 물결에 햇빛이 비쳐서 반짝반짝 빛나는 현상."

"윤슬, 이라고 해."


"날씨가 좋아지면 만나자고? 만나지 말자는 소리네."

"어떤 식으로 말해도, 절실하지 않은 관계라는 데는 변함이 없어. 진짜로 보고 싶어 봐. 눈보라 치고 강둑이 범람하고 전쟁이 나도, 만나겠다고 목숨 걸고 달려가는 게 인간들이지."


어느 날 인생이 기나긴 사다리 타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가로줄을 타고 오르락내리락 건너가는 일들이, 마치 제비뽑기 같은 전환점을 만나 다른 길로 빠져버리는 인생과 같다고. 


...요즘의 나는 사랑을 하면서 무엇인가를 얻었고, 또 무엇인가를 잃었다. 잃었음을 알고 있는데, 새로 얻은 게 좋아서 무엇을 잃었는지 알고 싶지도 않다. 


"그게 너의 오만이야. 금이 가면 어때? 테이프로 좀 붙이면 어때? 전처럼 완벽하진 않겠지만 흠이 생겼어도 곁에 둘 수도 있잖아. 아니, 다 깨져버렸다 해도 붙일 수도 있는 거잖아. 그러면 안 되는 거야? 늘 흠 없는 우정이어야 해? 그런 게 세상에 있기나 해? 나는 너한테 원 스트라이크에 아웃된 느낌이었다고."


"마시멜로의 꽃말은, 뒤늦게 깨달은 사랑이야."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소감

 

정말 잔잔한 내용인데 재미와 감동, 그리고 삶에 대해 생각하게도 되는 책이예요. 오랜 시간 짝사랑했던 해원이 잠깐 머무는 게 아니라 비교적 긴 시간 호두하우스 펜션에 머물게 되면서 또 굿나잇책방의 매니저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며 은섭은 가슴두근거림을 느끼죠. 호두하우스와 굿나잇책방을 연결하는 이벤트를 기획하고 책회원들과 교감하면서 시니컬했던 해원도 밝아지고 은섭의 첫사랑이 자신이었다는 것. 친한 친구였던 보경에게만 얘기했던 비밀을 학교 사람들이 알게 된 후 집을 가출했는데 이틀 후 이모가 찾을 수 있었던 것도, 그날 은섭 역시 집을 떠나려 했다 기차역에서 해원을 보고 같은 기차를 타고 해원의 민박집 옆에 머물다 이모에게 연락했었다는 것. 그리고 굿나잇책방의 블로그 비밀글에 남긴 H에 관한 글들을 읽게 되면서 알게 된 많은 것들. 한결같고 소나무같은 은섭이 사랑이 참 멋지더라고요. 그리고 이모가 밝힌 아버지의 죽음에 관한 진실로 힘들어하고 잠시 떠나있는 동안에도 묵묵히 기다려 준 사랑. 읽으며 찌릿찌릿 아프기도 하고 모든 사람들의 관계와 입장들이 이해가 되더라고요. 그냥 스며들듯이 몰입해서 읽은 책이었어요. 자극적이지 않고 잔잔한 동화같은 느낌도 받았고 책으로 인해 정화되는 느낌도 드는 책이었습니다. 드라마도 궁금해지네요. 개인적으로 드라마보다 책으로 읽는 게 더 많이 상상할 수 있어서 더 좋긴 해요.^^제가 상상할 여지가 많으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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